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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개발자의 개발 일지

현장 팀장에서 수출 ERP까지 — AI와 함께 시스템을 만든 기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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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개발자의 개발 일지_Episode

시즌2 5편 — AI를 여섯으로 쪼개, 회의를 시켰다

by 왕진 2026. 6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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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ev Story · 시즌2 5편 — AI 라운드테이블 ⭐

AI를 여섯으로 쪼개,
회의를 시켰다

한 명한테 물으면 '다 좋아요'가 나온다 — 그래서 만든, 나만의 AI 의사결정 방식

이 시리즈에서 제일 보여주고 싶었던 게 이거예요. 저는 코드를 잘 짜는 사람이 아니에요. 대신 AI를 '어떻게 부려서 결정을 내릴지'를 고민했어요. 그 방법이 — AI 한 명이 아니라, 여섯 역할로 쪼개서 회의를 시키는 거였습니다.

※ 이 편은 회사 비밀이 아니라 제가 쓰는 'AI 협업 방법' 자체를 공개해요. 끝에 회의의 뼈대 양식과, 그걸 실제로 돌리는 데 필요한 것들까지 알려드릴게요. (실제 회사·데이터는 가립니다.)
1 AI한테 그냥 물으면 — "다 좋아요"가 나온다

AI에게 "이렇게 만들까?" 하고 물으면, 대체로 친절하게 동의해줘요. "좋은 생각이에요, 이렇게 하면 됩니다." 처음엔 든든했는데, 곧 불안해졌어요.

한 명에게만 물으면, 그 한 명이 놓친 건 나도 같이 놓친다.

돈과 개인정보가 오가는 시스템에서 이건 위험했어요. 누군가는 "보안은 괜찮아?", 누군가는 "이거 배포하다 터지면?", 누군가는 "기존 데이터 안 깨져?"를 따져야 하는데, 한 명은 그걸 한 번에 다 못 봐요. 사람도, AI도요.


2 그래서 — AI를 여섯으로 쪼갰다

안건이 생기면, 같은 AI를 여섯 개의 역할로 나눠 동시에 검토시켜요. 각자 자기 눈으로만 봅니다.

📋 기획(PO)

이걸 안 하면 누가 막히나? 지금 할 일인가?

⚙️ 엔지니어

어떻게 만드나? 얼마나 걸리고, 부작용은?

🧪 품질(QA)

뭐가 깨지나? 어떻게 검증하나?

🔒 보안

개인정보·권한·유출 위험은 없나?

🚀 운영(배포)

배포·백업·되돌리기는 안전한가?

🔧 전문가(가변)

이 안건의 핵심 한 영역 (회계·권한 등)

여섯 번째 '전문가' 자리는 안건마다 바뀌어요. 돈 문제면 '회계 감사', 권한 문제면 '권한 정책'… 그 안건에서 제일 깊게 봐야 할 시각을 하나 더 끼웁니다.


3 핵심 장치 ① — 반드시 '판정'을 하게 한다

그냥 의견만 말하면 또 "다 좋아요"로 흐르더라고요. 그래서 각 역할에게 네 가지 중 하나로 판정을 강제했어요.

GO 조건부 GO HOLD NO-GO
  • "상황에 따라 다릅니다" 금지 — 반드시 하나를 고르게.
  • 일반론 금지 — "사용자 경험이 중요합니다" 같은 말 대신, 우리 상황에 붙은 구체적인 말만.
  • 우려가 있으면 그냥 GO 말고 "조건부 GO + 조건" — 무엇이 충족돼야 하는지까지.

판정을 강제하니까, 비로소 역할마다 답이 갈리기 시작했어요. 그 '갈림'이 제가 보려던 거였죠.


4 핵심 장치 ② — 반대하려면 '책임'도 같이 내라

제일 중요한 장치예요. 어떤 역할이 NO-GO(반대)를 하려면, 세 가지를 반드시 함께 내야 해요.

  • (a) 막는 이유 — 무엇이, 왜 위험한가
  • (b) 풀리는 조건 — 무엇이 갖춰지면 통과인가
  • (c) 대안 하나 — 같은 문제를 다르게 푸는 방법
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, 그 NO-GO는 무효예요. 그냥 '우려' 한 줄로 격하됩니다.

왜 이렇게 했냐면 — 아무 책임 없이 "안 돼요"만 하는 반대는 일을 멈추게만 하거든요. 반대할 거면 "이러면 풀린다 / 대신 이렇게 하자"까지 내라는 거예요. 그랬더니 NO-GO가 일을 막는 말이 아니라, 길을 여는 말이 됐어요. (실제로 앞 편들에서 본 '배포 직전에 막은 보안 사고'도, 한 역할의 책임 있는 NO-GO에서 나왔어요.)


5 그리고 — 닫는 건 사람이다

여섯이 검토를 끝내면, 저는 그걸 세 덩어리로 정리해요.

  • 합의된 것 — 다들 같은 의견인 부분 (그냥 진행)
  • 갈린 것 — 역할마다 답이 다른 부분 (여기에 진짜 결정이 있음)
  • 사람이 정해야 할 것 — 갈린 걸 옵션 A/B/C로 정리

그 마지막을 제가 결정해요. AI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요. 그리고 그 회의를 전부 기록으로 남겨요(날짜·안건·판정·결정 한 줄까지). 나중에 "그때 왜 이렇게 정했지?"를 검색해서 찾을 수 있게. 결정도 코드처럼 관리하는 거죠.

한 겹 더 있어요 — 이렇게 정한 결과를, 아예 바깥의 다른 AI에게 다시 교차 검토받기도 해요(일종의 '사외이사').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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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 이번 편의 산출물 — 'AI 회의'의 뼈대, 그리고 진짜 돌리는 법 ⭐

먼저 결과를 모으는 양식이에요. 회의가 끝나면 이 형태로 정리됩니다. (박스를 누르면 전체 선택돼요.)

[안건]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(한 줄) [역할별 검토] 각자 판정(GO / 조건부 GO / HOLD / NO-GO) + 한두 줄 · 기획(PO) : 누가 막히나, 지금 할 일인가 · 엔지니어 : 어떻게 만드나, 공수, 부작용 · 품질(QA) : 뭐가 깨지나, 어떻게 검증하나 · 보안 : 개인정보·권한·유출 위험 · 운영(배포) : 배포·백업·되돌리기 · 전문가(가변) : 이 안건의 핵심 영역 1개 [충돌 지점] 역할 간 의견이 갈린 곳 [NO-GO가 있다면] (a) 막는 이유 (b) 무엇이 갖춰지면 풀리나 (c) 대안 1개 ※ 셋 다 없으면 'NO-GO'가 아니라 '우려'로 격하 [최종 결정 — 사람] 무엇을, 왜 [나중에 뒤집을 조건] 어떤 상황이 오면 이 결정을 다시 본다

그런데 — 이 한 장만 있다고 회의가 굴러가진 않아요. 솔직히 이건 '결과를 담는 그릇'일 뿐이에요. 실제로 돌리려면 네 가지가 더 필요했어요.

  • ① 역할별 '지시서' — 각 역할이 무엇을 보고, 어떤 형식으로 답하고, 반대할 땐 뭘 내야 하는지를 적은 프롬프트. 위 표엔 한 줄로 줄였지만 실제론 역할마다 한 장씩이에요 (예: 보안은 "개인정보·권한·유출을 이렇게 점검하라 / NO-GO엔 (a)(b)(c) 필수 / 일반론 금지").
  • ② 기준 문서 — AI가 근거로 읽을 "우리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" 문서. 이게 없으면 AI가 추측으로 답해요(앞 편에서 'AI가 없는 시스템을 있다고 믿은' 일이 그래서 생겼죠).
  • ③ 동시에 돌릴 환경 — 여섯을 한꺼번에 굴리는 도구가 있으면 빠르지만, 없어도 돼요. 한 대화에서 역할을 하나씩 차례로 시켜도 같은 효과예요(가벼운 버전).
  • ④ 진행·기록 — 사람의 손 — 여섯 답을 모아 합의/충돌로 정리하고, 결정하고, 회의록으로 남기는 일.

그러니 핵심은 '양식 한 장'이 아니라 이 구조 전체예요. 그래도 뼈대 셋만 기억하면 시작할 수 있어요. ① 역할을 나눠라 ② 반드시 판정하게 하라 ③ 반대엔 책임(대안)을 붙여라. 그리고 마지막 결정은 사람이.

"그래서 그 역할별 지시서엔 대체 뭘 넣는데?" 싶으실 거예요. 제 건 사실 제 프로젝트 전용이라 그대로는 못 써요 — 각자 자기 프로젝트에 맞게 '만들어야' 하죠. 그 만드는 법(빈칸 채우기 식 템플릿 포함)은, 바로 다음 사외이사 편을 먼저 다룬 뒤에 '실전: 내 AI 부서 만드는 법'으로 따로 풀게요. (오래 기다리실 만한 편이에요.)

7 AI가 갈린 지점 / 사람이 결정한 지점

🤝 이 편 자체가, 바로 그 이야기

AI가 한 것: 여섯 역할이 각자 자기 눈으로 검토하고, 서로 부딪히고, 사각을 메워줬어요. 한 명한테 물었으면 못 봤을 것들을요.
그래도 남는 것: 역할을 아무리 잘 나눠도 '갈린 의견'은 끝까지 남아요. AI들이 정반대를 말할 때도 많고요. 그 충돌을 닫는 건 — 결국 사람이에요.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킬지는 책임지는 사람이 정하는 거니까.
그래서 제 진짜 일은: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, AI라는 팀을 '운영'하는 것이었어요. 좋은 질문을 던지고, 반대할 권리를 주고, 충돌을 정리하고, 마지막에 책임지고 결정하는 일. 비개발자인 제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건, 이 '운영'을 한 덕분이에요.

핵심 한 줄 요약 — AI 라운드테이블

문제AI 한 명한테 물으면 "다 좋아요" — 사각이 안 보임
방법같은 AI를 6역할로 쪼개 동시 검토(기획·엔지니어·품질·보안·운영·전문가)
장치 ①반드시 '판정'(GO/조건부/HOLD/NO-GO), 일반론·회피 금지
장치 ②반대(NO-GO)엔 (a)이유 (b)풀릴 조건 (c)대안 의무
마무리합의/갈림 정리 → 사람이 결정 → 회의록으로 기록
산출물회의 뼈대 양식 + 실제로 돌리는 데 필요한 4가지(지시서·기준문서·실행환경·사람)
내 역할코드가 아니라 'AI 팀을 운영'하는 일
다음 편사외이사 — 바깥의 다른 AI에게 교차 검토받기 (Gemini가 스스로 철회한 일화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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