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I가 '배포해도 된다'고 했다 —
그리고, 스스로 말을 뒤집었다
앞 편에서 'AI를 여섯 역할로 쪼개 회의시키는 법'을 봤죠.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. 저는 그 위에 한 겹을 더 둡니다 — 바깥의 '다른 AI'에게 다시 교차 검토를 받는 거예요. 회사로 치면 사외이사죠. 그리고 그 사외이사가, 어느 날 스스로 자기 말을 뒤집는 일이 있었어요.
여섯 역할로 나눠 회의를 시켜도, 한 가지 찜찜함이 남았어요. 그 여섯이 결국은 '같은 AI'라는 거예요. 역할은 달라도 뿌리가 같으면, 다 같이 못 보는 사각이 있을 수 있잖아요.
그래서 완전히 바깥에 있는, 종류가 다른 AI에게 "우리가 이렇게 정했는데, 어떻게 보이냐"고 다시 물었어요. 우리 내부 사정에 물들지 않은 제3자의 눈으로요.
제 사외이사는 사실 셋이에요.
- 종류가 다른 외부 AI 둘 — 저는 Codex와 Gemini를 써요. 한 곳만 물으면 그것도 결국 '한 명'이라, 성격이 다른 둘에게 물어 비교합니다.
- 같은 AI의 '더 깊은 자문 모드'(advisor) 하나 — 같은 계열이라도, 평소처럼 묻는 것과 '더 깊이 들여다보는 자문 모드'로 묻는 건 시각이 또 달라요. 그래서 이것도 별도의 한 표로 칩니다.
이 셋을 두는 이유는 둘이에요. 내부 회의가 놓친 걸 더 잡아주고(실제로 우리 여섯이 못 본 새 위험을 여러 개 더 찾아냈어요), 서로 달라서 균형이 잡혀요(한 쪽이 낙관이면 한 쪽은 신중하니까).
이게 사외이사 제도랑 똑같았어요. 회사 안 사람들끼리만 결정하면 위험하니까, 이해관계 없는 바깥 시각을 앉히는 거잖아요. AI도 그렇게요.
배포(실제 서버에 올리기)를 앞두고 "지금 올려도 되겠냐"고 물었을 때, 그 중 두 외부 AI(Codex·Gemini)의 총평이 정반대였어요.
한 쪽(Gemini) — 낙관
총평: "전반적으로 괜찮다, 즉시 배포해도 될 수준" 쪽으로 평가.
다른 쪽(Codex) — 신중
총평: "아직 안 된다, 먼저 고칠 게 있다"며 신중하게 제동.
솔직히 "괜찮다"는 말은 듣기 좋았어요. 그냥 올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. 하지만 한 쪽이 신중하게 막고 있으니, 그 말의 근거를 다시 들여다봤습니다.
근거를 짚어가며 다시 묻자, '즉시 배포'라고 했던 그 AI가 자기 총평을 철회했어요. 요지는 이랬습니다.
(3편에서 다룬 그 개인정보 문제예요.) 처음엔 가볍게 봤다가, 짚어주니 스스로 "내가 과소평가했다"고 인정한 거죠. 반대로 처음부터 신중했던 다른 AI의 판단이 더 정확했고요.
이게 제가 사외이사를 두는 진짜 이유였어요. AI 하나의 총평을 곧이곧대로 따랐다면, 저는 "괜찮대요" 하고 그냥 올렸을지도 몰라요. 여러 관점을 부딪히게 하고, 마지막엔 사람이 근거를 보고 판단했기 때문에 멈출 수 있었죠.
이 일에서 진짜 값진 건, "안 된다"고 말해준 쪽이었어요.
AI가 무조건 "좋아요, 됩니다" 하는 건 사실 도움이 안 돼요. 듣기만 좋고, 사고는 사고대로 나니까요. 오히려 근거를 갖춘 "안 됩니다(NO-GO)" 하나가, 배포 직전의 사고를 막아줬어요.
그래서 저는 AI에게 "반대할 권리"를 일부러 줘요(앞 편의 그 규칙 — 반대하려면 이유·풀릴 조건·대안까지). 잘 막아주는 AI가, 잘 만들어주는 AI만큼 고맙더라고요.
AI가 내놓은 답(특히 "괜찮다"는 답)을 받아들이기 전에, 저는 이렇게 점검해요.
🤝 정반대로 갈린 두 사외이사
핵심 한 줄 요약 — 사외이사 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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