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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개발자의 개발 일지

현장 팀장에서 수출 ERP까지 — AI와 함께 시스템을 만든 기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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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개발자의 개발 일지_Episode

7편(시즌1 피날레) — 도입 한 번 못 해본 CRM이, 내 인생을 바꿨다

by 왕진 2026. 6. 1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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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ev Story · 7편 — 시즌 1 피날레

도입 한 번 못 해본 CRM이,
내 인생을 바꿨다

쓰이지 못하고 묻힌 첫 시스템 — 그게 사실은 나를 데려갈 문이었다

시즌 1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. 그 CRM은 단 한 번도 회사에서 쓰이지 못했어요. 그런데 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습니다.

1 첫사랑 같은 회사

그 CRM을 만든 회사는, 제게 사실상 첫 직장이었습니다. 10년을 다녔어요. 그곳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땄고, 대학을 졸업했고, 공부를 이어갔습니다. 지금의 저를 만든 발판이었죠.

예전에 회사에서 "우리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냐"고 물은 적이 있는데, 저는 "첫사랑 같다"고 답했어요. 첫 직장이고, 잘됐으면 좋겠고, 뭐든 처음은 잘하고 싶은 — 그 모든 마음이 담긴 말이었습니다.


2 그런데, 꺼내보지도 못했다

제가 그 CRM을 만든 건, 그 회사의 문제를 풀고 싶어서였습니다. 그런데 — 회사는 그때 위기였어요. 제가 다니는 동안 네 번의 구조조정이 있었고, 저는 그때마다 살아남아 10년을 채웠습니다.

회사가 어렵다는데, "이거 한번 도입해 보시죠", "이런 거 해봅시다" — 그런 걸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어요. 그래서 그 CRM은 제안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묻혔습니다.

지금 와서 더 그래요. 그 시스템은 한마디도 못 꺼내봤기 때문에, 더 '첫사랑' 같고 아련합니다. 잘해주고 싶었는데 끝내 전하지 못한, 그런 마음처럼요.
3 묻힌 걸, 포트폴리오로 꺼냈다

시간이 지나, 한 회사가 IT 직원을 구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. 저는 이력서를 내면서, 그 묻혀 있던 CRM을 포트폴리오로 첨부했어요.

그런데 거기에 단순히 '결과물'만 담은 게 아니었습니다. 막힌 일이 주어졌을 때 내가 그걸 어떻게 풀었는지,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갔는지, 결과를 어떻게 가져왔는지 — 그 과정을 적었습니다.


4 "이력서는 보지도 않았어요"

합격한 뒤에, 지금 회사의 대표님이 나중에 해준 말이 있어요.

"이력서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어요. 포트폴리오만 보고, 같이 일해보고 싶었습니다."

비개발자가 만든, 회사에선 쓰이지도 못한 그 CRM이 — 누군가에겐 "이 사람과 일하고 싶다"는 이유가 된 거예요. 학력도, 경력 줄도 아니고, 내가 만든 것 그 자체가요.

나중엔 이력서도 자세히 보셨다고 해요. 막힌 일을 어떻게 해결하고 풀어왔는지 적은 그 부분을 보고 "너무 좋았다"고요. 그러고는 다른 직원을 뽑을 때도 "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지"를 묻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.

내가 일해온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, 그렇게 증명받았습니다.

5 그래서 — 그 CRM은 실패가 아니다

돌아보면, 저는 그 CRM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. 한 번도 쓰이지 못했지만, 그걸 만들어 본 경험과 도전이 지금의 저를 데려왔으니까요.

현장에서 그 거대한 엑셀을 만들 때부터 제가 늘 했던 생각이 있습니다.

"필요 없는 데이터는 없다. 언젠가는 다 쓸모가 있다."

그 믿음은 데이터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었어요. 내가 한 모든 개발과 도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. 당장 쓰이지 못해도, 실패처럼 보여도 — 의미 없는 건 하나도 없었어요. 묻힌 CRM이 결국 저를 새 회사로, 그리고 진짜 상용 시스템으로 데려간 것처럼요.


6 이번 편의 산출물 — '실패한' 프로젝트를 자산으로 바꾸는 법

당장 빛을 못 본 프로젝트가 있나요? 버리지 마세요. 이렇게 하면 그게 당신의 문이 됩니다.

☑ 묻힌 프로젝트를 자산으로
☐ 포트폴리오에 '결과물'만 있나? — '막힌 걸 어떻게 풀었는지(과정)'를 꼭 담아라
☐ 안 쓰인·실패한 프로젝트라고 지웠나? — 경험과 도전 자체가 자산이다
☐ 보여줄 자리(이직·제안)에서 '무엇을 만들었나'보다 '어떻게 생각했나'를 보여주는가?
☐ 지금 하는 게 의미 없어 보여도 — "언젠가 다 쓸모 있다"고 일단 남겨두는가?

7 AI가 갈린 지점 / 사람이 결정한 지점

🤝 시즌 1을 닫으며

AI(팀)가 한 것: 함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. 막힌 코드를 풀고, 구현을 해내고.
사람만이 할 수 있던 것: 그 CRM이 '실패'인지 '자산'인지를 정하는 일이요. 그건 코드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였고, AI가 대신 정해줄 수 없는 — 오롯이 사람의 몫이었습니다.
그래서: 비개발자인 제가 AI라는 팀과 끝까지 갈 수 있었던 진짜 힘은 — 기술이 아니라, "이건 의미가 있다"고 믿고 끝을 보는 마음이었어요. 그게 시즌 1에서 제가 배운 전부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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핵심 한 줄 요약 — 시즌 1 마무리

첫 회사10년 다닌 '첫사랑' — CRM은 위기 속에 꺼내보지도 못함
반전묻힌 CRM을 포트폴리오로 → "이력서도 안 보고 뽑았다"
통한 것결과물이 아니라 '문제를 어떻게 풀었나'
증명내가 일해온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
믿음"필요 없는 건 없다. 언젠가 다 쓸모 있다."
다음 시즌시즌 2 — 그렇게 입사한 회사에서, 진짜 상용 ERP를 만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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