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법은 다 배웠는데,
왜 '만들 줄'은 모를까
앞의 네 편을 만들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이 있어요. "나 분명 1년 독학으로 문법은 다 뗐는데, 왜 이렇게까지 힘들지?"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.
독학을 마쳤을 때, 저는 솔직히 이제 만들기만 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. 변수도 알고, 반복문도 알고, 함수도 알고, DB도 다룰 줄 아니까요.
그런데 막상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하니, 문법은 전체의 10%였습니다. 나머지 90%는 문제집엔 한 번도 안 나오던 것들이었어요. 앞에서 얘기한 기획·설계·연결고리·스코프…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.
AI와 같이 짠 코드인데도, 분명 맞는 것 같은데 안 됩니다. 화면은 하얗고, 에러 메시지는 외계어 같고요. (AI가 짜 줘도 에러는 나고, 그걸 같이 붙들고 고치는 게 개발이더라고요.)
책에선 코드가 항상 깔끔하게 '됐'습니다. 그런데 진짜 개발은 대부분의 시간이 '왜 안 되는지'를 찾는 일이더라고요. 반나절을 헤매다 결국 오타 하나, 콤마 하나였던 적이 셀 수 없습니다.
독학할 땐 문제집에 정답이 있었습니다. 내가 푼 게 맞는지 바로 확인이 됐죠. 그런데 내 시스템엔 정답지가 없습니다.
"이 구조가 맞나? 이렇게 설계하면 나중에 안 터지나? 이게 최선인가?" — 끝없이 묻는데, '이 길이 맞다'고 책임지고 말해 줄 사람이 없었습니다. 곁에 AI는 있었지만, AI는 의견을 줄 뿐 — 그 결정을 같이 책임져 줄 사람 동료는 없었으니까요. 모든 결정이 오롯이 제 몫이었습니다.
"조금만 더 다듬으면 완벽할 것 같은데." 이 생각이 가장 위험했습니다. 다듬을 곳은 끝이 없거든요. 버튼 색 하나, 정렬 하나에 며칠씩 붙잡혀 있기도 했어요.
아무도 "이제 됐으니 그만"이라고 말해 주지 않습니다. '이 정도면 충분하다'는 선을 스스로 그어야 합니다. 그걸 못 그으면, 완성은 영원히 안 옵니다. (1편에서 "최소부터"를 택한 게, 사실 이 늪에 안 빠지려는 몸부림이기도 했어요.)
이 막막함을 혼자 다 짊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, AI(팀)를 곁에 뒀기 때문입니다. 막힌 코드를 같이 짚어 주고, 구현도 함께해 줬어요. 정답지도 사람 동료도 없던 자리에, '멈춰서 같이 생각해 주는 상대'가 있었던 거죠.
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둘게요 — 저는 코드를 한 줄 한 줄 읽거나 이해하려 들지 않았습니다. 수천 줄을 일일이 볼 수도 없고, 그럴 필요도 없었어요. 제가 본 건 딱 하나였습니다 — "이 구현이, 내가 기획한 대로 돌아가는가." 코드 자체가 아니라 결과가 내 의도와 일맥상통하는지를 봤어요.
막히고 무너질 것 같을 때, 저는 이 다섯 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.
🤝 이번 편의 결정
핵심 한 줄 요약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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